불편함을 편하게 해결하려는 안일한 생각

# [프리스타일 생각] 6번째 이야기

 

 어떤 종류의 불편함이든 눈에 보이기만 하면 치워버리고 싶은 마음이 든다. 몇몇 작은 불편함은 금방 해결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불편함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사라지지 않고 끊임없이 괴롭히는 불편함이란 개인이 해결하기 힘든 세상의 문제들이다. 그런 불편함을 편하게 해결할 수는 없다. 세상의 불편함은 불편하게 해결해야 한다. 발명의 대가였던 토머스 에디슨은 "인간의 가장 큰 약점은 끈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라는 말을 남기며 끈질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무언가를 창조하거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끈기를 가지고 불편하게 노력해야 한다. 그렇게 얻은 편함은 불편했던 역사를 뒤바꿀 정도로 강력한 친구가 된다.

 

 컴퓨터 기술이 발달하며 세상에 있는 수많은 불편함이 해결되었고 우리 모두는 전례 없이 편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 동네 친구든 지구 반대편에 있는 친구든 공간의 제약 없이 한 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심지어 시골에 살고 계신 할머니에게 따뜻한 밥을 차려드릴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앞선 상황과 같은 생활에 익숙해지는 순간, 이전에 느꼈던 불편함을 잊게 된다. 작년 KT 통신망 장애 당시 정부부처를 포함한 생활 인프라가 동시에 마비되었었다. 마치 달콤한 초콜릿에 취해 이를 닦지 않고 살다가 시커멓게 썩은 이를 본 순간처럼 아무 조치도 취할 수 없었다. 인터넷의 편리함에 익숙해지며 그 이면을 생각하지 못한 부작용이었다.

 

 기술의 편리함에 녹아 불편함을 인지하지 못할 때, 불편한 사실도 편하게 해결하려는 습관이 사회 전반에 퍼질 우려가 있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소셜미디어 중독을 들 수 있다. 인스타그램, 유튜브처럼 거대 미디어 회사가 공간의 벽을 허물었고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었다. 그들이 플랫폼 채널을 만든 이유는 단 하나, 광고다. 어느샌가부터 우린 끊임없이 광고를 보는 광고 머신이 되어가고 있다. 오직 기업의 매출을 위해 우리의 개인정보와 일상 사진을 갖다 바친다. 플랫폼은 "당신의 편하고 빠른 소통을 위해 존재"한다며 우리가 개인정보를 자연스럽게 바칠 수 있는 명분을 심어주고 있다. 플랫폼은 개인정보로 맞춤형 광고를 내보내고 이윤을 극대화시킨다.

 

 누군가는 개인정보를 이용하면서 광고를 보는 게 어때서라고 생각할 수 있다. 작년 10월 페이스북의 내부고발자인 프랜스시 하우겐이 "인스타그램은 청소년에게 가장 나쁜 소셜미디어"라고 각 언론사를 통해 발표했다. 페이스북의 내부 문건에는 "인스타그램이 여성 청소년 3명 중 1명의 자신에 대해 불만족스럽다고 답했으며 인스타그램은 이를 더 악화시켰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라고 명시되어 있었다. 이는 광고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게시글의 노출을 조절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대표적인 부작용이다.

 

 그럼에도 아무도 경각심을 가지지 않는다. 점점 편리함에 잠식되어만 가면, 어떤 일이 펼쳐질지 생각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 모두가 지금처럼 편하게 살아가려 한다. 

 

 당연하게도, 편리함을 경계해야 한다. 

 

 

 

 

 

 

몇 가지 출처:

https://www.nytimes.com/2021/10/05/technology/teenage-girls-instagram.html

Teenage girls say Instagram’s mental health impacts are no surprise.

 

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11029/1099706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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